1905년 대한제국 외무부가 멕시코 정부에 보낸 전보.
한인 이민자들의 생명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100년 전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서 일했던 한인 이주자들의 초기 생활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문건과 사진들이 발굴됐다. 독립기념관은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맞아 7월 9일부터 지난 1일까지 멕시코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한 ‘멕시코 이민자료’ 8건 16점을 11일 공개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멕시코 한인 이민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한제국 정부의 노력을 담은 자료들. 1905년 8월 13일 대한제국 외무부가 멕시코 정부에 보낸 전보는 한인 이민자들이 노예상태에 처해있다는 소식을 듣고 멕시코 정부에 한인들의 생명과 자유를 보장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같은 해 9월 15일 자 워싱턴 주재 김윤정 주미 공사가 주미 멕시코 대사에게 보낸 서한에는 대한제국 정부가 곤경에 처해 있는 멕시코 한인 이민자들을 귀국시키려 하니 귀국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제국 정부의 요청에 대해 멕시코는 ‘멕시코 한인 이민자들은 노예상태에 있지 않으며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낸 것으로 이번 발굴 자료에서 밝혀졌다.
이는 대한제국 정부가 멕시코로 이민 간 동포들의 보호를 위해 한 일이 전혀 없었다는 기존의 학계 연구와는 배치되는 자료여서 주목된다.
독립기념관 홍선표 연구원은 “이들 자료는 대한제국 정부가 멕시코 한인 이주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으며, 한인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자 귀국 조치까지 고려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며 “한인들에 대한 귀국 조치는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되면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멕시코 정부가 작성한 1906년 3월 9일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당시 한인 이민자는 1,018명으로 32개 농장에 분산 배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5. 8. 11. 경향신문
조운찬기자 sid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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