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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 - 소망 - 사랑 -----

🌺🌺 102세 벽안(碧眼)의 할머니의 한국 사랑

by 최재민 선교사 2020. 10. 8.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머세드시에 사는 102세 벽안(碧眼)의 할머니는 어린 시절 뛰어놀던 평양에서의 추억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1907년 평양에서 태어난 에블린 맥퀸(Evelyn McCune) 할머니는 10살 때까지 평양에서 지내다 아버지 아서 베커(한국명 白雅悳)를 따라 귀국했다. 부친은 선교사이자 교육자로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의 초기 학감과 화학과 교수로 재직(1915-1940년)하며 한국 과학교육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맥퀸 여사는 유년 시절의 추억, 부친과 남편 조지 맥퀸의 영향을 받아 지금도 한국문화도서로 읽히고 있는 `한국의 미술'(1962년)을 펴냈다. 평양에서 어린 시절 친구로 자란 남편은 한국어를 외국어로 표시하는 표기법인 `맥퀸-라이샤워 체계'를 만들었고, 1948년 작고할 때까지 초기 한미 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아버지는 평양숭실학교 설립자로,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던 선교사 S. 맥퀸(한국명 윤산온)이다. 

 

맥퀸 여사는 19일 미주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유창한 한국말로 "금강산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며 지금도 장맛비 물안개에 싸여 있던 금강산이 눈에 선하다"며 "원산 해수욕장의 명사십리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잠들기 전 신사임당이 그린 초충도(草蟲圖)를 보며 잠에 빠져 든다"며 진한 `한국사랑'을 풀어놓았다. 

 

최소 90년 이상이 넘었을 유년 시절을 눈에 선하듯 그려놓는 맥퀸 여사는 "여름이 되면 원산 해수욕장에서 수영복이 마를 시간이 없이 수영을 했으며 해가 기울면 아낙네들이 모여 남편 흉을 보는 등 얘기를 나누며 긴 밤을 보냈다"며 "그게 한국식 사랑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맥퀸 여사는 "댕기 머리를 날리며 처녀들이 그네를 타는 모습은 아름다웠으며 호랑이가 산에서 내려와 강아지를 잡아먹는 일도 많았다"고 술회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가난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고, 고난을 낙천적으로 이겨내는 아름다운 민족"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당시 일본 순사의 강압적인 모습은 아직도 무섭게 뇌리에 남아있다"며 일제 강점기 한민족의 설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지난달 102세 생일을 맞은 그는 1970년대 초반까지 대학 강단에서 한국 문화를 연구했다. 

 

맥퀸 여사는 "연세대 출신의 UC머세드 강성모 총장이 찾아와 `여사님의 아버지가 젊음을 바친 대학교에서 과학도의 꿈을 키운 청년이 수십 년이 지나고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 당신이 사는 도시의 대학 총장이 됐다'고 말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