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는 'Puro Mexicano'”
** 아래의 글은 2006년 7월 29일부터 8월 20일까지 3주 동안 티화나 소망교회 담임 Daniel Noche 목사 일행과 멕시코 동남부 Veracruz까지 전도여행을 다녀온 글로 여행 중간 중간 메모해 둔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7/29/토
어제 오후 티화나에 들어와서 이번 전도여행팀 팀장인 다니엘(Daniel Noche) 목사의 집에서 잠을 잤는데 이번 전도여행의 신고식인지 모기의 공습에 밤새 고생했다.
아무튼 새벽 2시에 출발한다고 했었는데 이 어찌된 일인가? 점심때가 되었어도 계속 다른 일들로 왔다갔다 움직이고 있는데 여유를 갖고 지켜보자. 아무튼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잘 자고 아침 일찍 이곳(티화나)에 와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계속 여러 준비들로 시간이 흘러갔다. 전도여행 팀들이 도착하고 전도여행에 쓸 여러 물건들을 차에 싣고 드디어 오후 3:30쯤 출발하여 몇 곳을 들리며 물건들을 더 구입하였다. 차는 생각보다 튼튼해 보였다. 그러나 Gas는 많이 먹을 것 같았다.
아무튼 해는 지고 어두워졌지만 숙소를 들어갈 생각을 안 한다. 3주에 관한 프로그램 종이 한 장 없다. 나름대로 계획이 있을 것이니 채근하지 말고 느긋하게 따라가 보자. 차는 밤새도록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고 계속 달렸다. 물론 밤에는 낮보다 시원하였지만 밤에도 따뜻한 바람이 차에 들어온다. 밤샘 드라이브는 안하면 좋겠는데 이 친구들과 여행하려면 피할 수 없다.
음식? 첫날부터 김치와 밥 생각이다. 참자. 또 참자.
내 카메라- 멕시코 곳곳에 검문소가 있는데 한 검문소에 키다리 선인장이 아주 멋있게 폼을 잡고 나를 유혹하는 것이었다. 그래, 같이 사진을 찍자. 검색 탁자에 가방을 세우고 다시 그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타이머를 작동하고 재빨리 선인장 옆에 가서 폼을 잡았는데… 아뿔싸! 바람이 휙 하더니 가방이 넘어지며 카메라도 바닥에 떨어졌는데 전혀 작동을 안 한다. 아무튼 이거 큰일이다.
계속 선인장들을 볼 수 있었는데 밤이어서 거의 볼 수가 없었다.
티화나에서 Veracruz의 Angostura 까지 3,600Km 그곳 Angostura 에 머물며 지낸 1 주일간의 거리가 631Km, 다시 Angostura 에서 티화나까지 3,874Km, 도합 8,105Km 를 달린 것이다.
서울과 부산 간의 거리가 약 480Km 로 알고 있는데 이 얼마나 대단한 거리인가!!!
7/30/주
밤새 달려와서 아침 7시경 마일리지를 check up하니 530마일(850km)을 달려왔다.
어떤 Gas Station 화장실에서 고양이 세수를 한다. 시원한 물을 기대했는데 물도 따뜻하다. 그래도 수건에 물을 축여 몸을 닦았다.
아침은 길거리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간단히 아침을 때웠다. 내가 먹은 음식은 이름이 ‘cabeza de res’라는 스프로 이름은 이상한데 국물에 레몬즙을 좀 넣으니 맛이 좋았다. 나중에 고추 으깬 것을 넣으니 맛이 더 좋았다.
다시 출발하여 목화는 아직 없었지만 넓고 넓은 목화밭을 지나는데 한국의 봄철에나 볼 수 있는 노랑나비들이 수도 없다. 그 노랑나비들이 춤을 추다가 차에 부딪힌다.
계속 달리고 달려서 약 2년 전에 다녀간 Los Mochis에 도착하였다. 물론 동네는 조금 다르다. 지도상으로 Tijuana에서 Los Mochis까지는 1,383km이다. 약 23시간을 달려온 것이다. 목사님 댁에 도착하여 짐을 내리고 샤워를 하였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 숙소인 목사님 댁으로 걸어오는데 석양의 노을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그저 디카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찌르르~ 찌르르~
귀뚜라미 소리에 잠이 오지 않는다.
7/31/월
찌르르~ 찌르르~
다시 귀뚜라미 소리가 잠을 깬다.
모두들 잠시 바다에 갔다. 역시 바다를 보면 마음이 확 트이고 즐겁다. 주변으로 식당들이 있어서 바다 가까이는 좀 지저분했지만 그래도 좀 더 멀리 가면 시원하고 깨끗했다.
저녁에는 교회에 가서 멕시코에서의 34번째이자 새 프로젝터로 하는 첫 <예수> 영화를 상영하였다. 지난 번 것보다 좋은 프로젝터인지 정말 색상도 훨씬 선명하고 좋아 속이 후련하였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8/1/화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한 출발 준비를 하였다. 목사님 댁 맞은편 앞집의 친절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동안 나와 일부는 그 집에서 자고, 그 집 화장실을 이용하고, 그 집에서 샤워하고 그랬다.
또 달리고 달려 Mazatlan에 도착하였다. 지도상으로 Los Mochis에서 Mazatlan까지는 436km이다.
무지무지 덮다. 휴식 후 바닷가에 갔는데 바닷가의 상가들과 호텔들은 정말 멋있었다.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멋진 곳들을 보는가보다. 초저녁부터 달밤으로 이어진 시간의 긴긴 말레꽁(해변가)은 매우 아름다웠다.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말레꽁 한곳 언덕위에서 하는 다이빙은 정말 기가 막히다. 정말 디카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며칠 전 Los Mochis의 깡촌에서는 석양의 노을이, 오늘 Mazatlan에서는 달빛이 기가 막히다. 시를 한 편 지으면 좋으련만 시간이 없습니다. 하하하... 핑계인거 아시죠?
8/2/수
이번 전도여행에서 2번째 <예수> 영화 상영을 하였다. 여자 목사 Lucia가 사역하는 교회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겠지만 특히 한 사람, 꼭 불량배같이 생긴 여자 목사의 아들을 위한 영화 상영 같았다. 억지로 모시러(?) 가서 모셔 오고, 되돌아가는 그를 다시 붙잡아오고, 맨 뒤에서 보겠다는 그를 맨 앞자리에 앉게 하였다. 그래도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동안 아주 집중해서 잘 보아주었다. 끝나고 돌아가는 그에게 약속대로 20달러를 주었다. 영화를 상영하며 영화를 보아준 사람에게 돈을 주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아깝지가 않다. 정말 그가 예수님을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해군 관사에서 잠을 청했다. 정말 후덥지근하고 모기도 많아 불편하고 힘든 하루하루이다.
8/3/목
다시 짐을 싣고 다음 목적지인 Puebla를 향하여 달리기 시작하였다. 지도상으로 1,336km를 달리게 된다.
중간에 Rosamorada라는 지역을 방문하여 이곳에서 목회하는 Francisco Uribe 목사님에게 문안하였다. 물론 나야 초면이지만.
동네를 돌아 나오다 공원과 아름다운 천주교 성당이 있어서 잠시 휴식하며 일행들이 사진도 찍었다. 내 디카가 고장 나서 너무나 속상했다. 정말 좋은 사진들을 찍을 수 있는데…
잠시나마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성당을 중심으로 부속 건물들이 있고(물론 지금은 가게나 상점들로 변했지만), 또 그 주변으로 학교와 주택들이 펼쳐져 있었다. 물론 지금은 허름해 보였지만 도로의 일부도 둥근 돌들로 정비되어 있어서 여러모로 옛 천주교(예수회?)의 전성시대를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들을 디카로 담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아무튼 이렇게 어려운 곳에서 고군분투하며 목회하는 목사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다. 이미 출발이 되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서도 <예수> 영화를 상영하고 싶다.
달려도, 달려도 양질의 농토가 끝없이 계속된다.
간간이 비도 흩뿌리니 한결 시원하고 살 것 같다.
잠은 차에서 자는 건지 조는 건지… 아무튼 우리는 계속 달리고 또 달린다.
8/4/금
Mexico City를 살짝 지나친다. 정말 보고 싶은데 외곽으로 지나게 되니 너무나 안타깝다. 제2의 도시인 Guadalajara도 보고 싶었는데 야간이고 주변으로 통과하니 볼 수가 없었다. 정말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Puebla에서는 성도들이 우리 일행의 식사까지 준비해놓고 기다린다는데 비가 많이 와서 우리가 가고자하는 마을에 진입을 할 수 없어 우리는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Veracruz까지 계속 가기로 하였다.
Puebla 지역에는 많은 천주교 성당들이 눈에 뜨인다. 물론 이제는 이미 폐허된 상태의 모습들도 있지만 그 모습 그대로 좋다. 이런 모습들을 볼 때 마다 좀 더 멋진 사역을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Puebla를 한참 지나니 마치 Big Bear를 지나는 것처럼 침엽수들도 많고, 운무도 있고, 날씨도 춥지만 정말 좋다. 달리고 달려 10시가 넘어 Veracruz의 한 집에 도착하였다. 다 온 것이 아니고 여기에서 잠시 더 간다던데 다시 3-4시간을 달려 완전 깡촌에 도착하였다. Mazatlan을 출발하여 40여 시간을 차속에서 지낸 것이다. 이 차는 에어컨도 안 된다. 너무 너무 피곤하고 지낼 일을 생각하니 걱정이다.
아무튼 오늘 2006년 8월 4일 금요일 밤, 멕시코 선교 2년 7개월여 만에 이렇게 고생고생하며 멕시코를 횡단하였다. 티화나에서 베라크루스까지 지도상으로는 3,400km이나 우리는 우리의 일정으로 3,600km(2,237마일)를 달려온 것이다.
8/5/토
시간이 멈춘 듯하다. 계속 먹는 것, 자는 것, 날씨, 화장실, 식수와 일반 물, 샤워장 등 괴로움의 연속이다. 물론 인터넷방도 없어 이메일 확인도, 인터넷 카페도 들어가 볼 수가 없다. 핸드폰도 안 된다.
난 정말 시골을 싫어한다. 생활환경이 발달된 곳이 좋다. 시날로아 주(州, state)의 두 도시(Los Mochis와 Mazatlan)보다 덥지는 않지만 그래도 덥고 습도도 있다. 더위도 습기도 무섭다. 더위는 나를 지치게 하고, 습기는 발목을 가렵게 한다. 정말 꿈쩍도 하기 싫다. 내가 하는 일은 신선한 그늘과 바람이 조금이라도 부는 곳을 찾아 쉬는 것이다.
저녁에는 교회에 갔다. 교인들이 예배당에 가득하다. 교회에서 어린이용 <예수> 영화를 상영하는데 색상이 이상하다. 프로젝터의 컬러조절 기능이 말을 듣지 않는다.
교회 이름은 “Smirna”로 ‘스미르나’로 읽지 않고 “에스미르나”로 읽는데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7교회중의 하나로 바로 “서머나” 교회이다. 외부의 지원 없이 교인들의 헌금과 자원(노력봉사)에 의해 교회가 세워졌다는데 정말 멋있다. 동네는 정말 볼품이 없다. 그런데도 말씀은 살아 역사한 것이다. 이런 교회가 세워지는데 역할을 하고 믿음 생활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한 사역자들은 그야말로 천국에서 별과 같이 빛날 것이다.
8/6/주
예배는 저녁 6시 이므로 낮에 꼬앗사에 다녀오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잠시 개울가에 갔었으나 억지로 갔고 별로 재미도 없었다. 지나는 풀밭도 지저분하고 물들도 금새 병이 옮을 것 같고 내 발 목은 더 가려울 것 같았다.
저녁 예배에 참석하였다. 어제의 그 서머나(Smirna)교회이다.
내일은 꼬앗사에 간다니 정말 기대가 된다.
밤에 갑자기 발목의 가려운 부분이 발전체로 퍼지는 듯 하며 너무 가려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알코올, 스프레이 모기약, 다시 알코올, 스프레이... 그래도 가려워서 손으로 긁고... 기도하고, 기도하고 겨우 잠이 들었었다.
8/7/월
드디어, 드디어 오전에 모두들 꼬앗사(정확히는 “Coatzacoalcos”이나 보통 줄여서 이렇게 불렀다)에 갔다.
도시의 일부를 보았겠지만 결코 조그맣고 지저분한 항구도시가 아니었다. 아주 깨끗한 도시였다. 101년 전 5월 이민 선조들이 태평양쪽 Salina Cruz에서 기차로 바로 이곳 꼬앗사까지 기차로 이동했는데 그 기차역을 찾아보고 싶었으나 일행들에게는 괜한 일이다(가며오며 한 육교를 지났는데 육교 아래의 날은 철길이 바로 그 철길이 아닐까?). 꼬앗사의 특징적인 등대 등 많은 곳들을 방문하고 싶었으나 일행과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한 서점을 찾는데도 많은 시간이 지났고, 점심을 해결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흘러 오후의 중반에 있었다. 그리고서야 카메라를 사러 Office Depot에 갔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 Credit Card로 결재하려는데 결재가 되지 않아 미국과 확인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버린 것이다. 정말 아까운 시간이 흘러버렸다.
어렵게, 어렵게 디카를 구입 후 말레꽁에서 기다리는 일행과 합류하여 겨우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나마도 돌아와서 컴으로 보니 사진이 선명치가 않다. 왜 그럴까? 전시용 카메라를 구입해서 그럴까? 정말 왜 이리도 되는 일이 없을까? 이번 여행은 정말 힘들다. 발목의 가려움, 프로젝터와 컴의 no 연결, 디카 박살, ...........
그러나 이렇게라도 꼬앗사를 방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일까?
- 이 일기는 2부로 이어집니다.
** 이 글은 2006년 7월 29일부터 8월 20일까지 3주 동안 티화나 소망교회 담임 Daniel Noche 목사 일행과 멕시코 동남부 Veracruz까지 전도여행을 다녀온 글로 여행 중간 중간 메모해 둔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 아래는 당시 찍은 사진들입니다. 출발 첫날 카메라를 떨어트려 임시로 하나 산 카메라가 별로였습니다.
약 10여 년 애용했던 LA [J 블로그]가 문을 닫아 거기에 올렸던 게시물들 중 일부를 여기 [다음 블로그]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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